한참을 웃다가 다들 순간이동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쓰고 싶냐는 얘기가 나왔어. 장소, 시간 상관없이 다들 순간이동을 쓰고 싶은 곳이 다양하더라고.
내가 말할 순서가 왔는데 고민이 많이 되더라. 물론 제일 첫 번째로 할 일은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서 자고 있는 나를 깨우거나, 어제 저녁으로 가서 알람을 다시 맞춰야겠지만.
너는 순간이동장치가 있다면 어떻게 쓰고 싶니?
나는 사실 아직 결정을 못 했어. 시간을 건너서 미래의 나를 만나볼까. 미래의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지금의 내 모습과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 깊은 바다 속이나 태양계 바깥의 우주를 가볼까. 우리가 가지 못한 곳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기도 해.
과거의 나에게 가보는 것도 좋겠다. 그냥 가장 좋았던 때로 돌아가 다시 지내보고도 싶어.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결국 순간이동은 지금 나에게 없는 무언가를 찾으러 가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게 미래에 대한 확신이든, 미지의 지식이든, 과거의 행복이든 간에.
너는 무엇을 찾으러 순간이동장치에 탈지 궁금해. 너는 순간이동을 어떻게 쓰고 싶니?
얼마 전에 눈이 와서 그런가, 길이 많이 미끄러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고 항상 따뜻하게 다녀야 해. 그럼 또 편지할게.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