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봄이 오는 게 싫대. 갑자기 추워졌어. 일교차가 클 때 감기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야. 내가 감기에 걸렸거든. 너도 꼭 명심해. 나 지금 완전 코가 헐어서 고생 중이야.
저번에 만들어두었던 목련차라도 먹으려고 꺼내봤는데, 먹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어. 찾아보니까 목련 잎 건조를 잘못했나 봐. 이번에도 실패했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되는 걸까? 많이 만들어서 너도 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언젠가 다시 재도전 해보려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감기 때문에, 겨울옷을 걸치고, 서점에 나왔어. 세탁소에 가져다드리려고 마음먹고 정리 다 해놨는데, 이게 뭐람. 아련한 마음으로 겨울이랑 작별 인사까지 마쳤는데 조금 머쓱하네.
그래도 이왕 입는 거 겨울옷을 입는 마지막 봄날이 될 것 같아서 겨우내 가장 즐겨 입었던 코트를 걸쳤어. 주머니에 있던 영수증이랑, 동전들을 보니깐 지난겨울이 다시 스쳐 지나가더라. 가만 보면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는 것 같지 않아?
봄날에 코트를 챙겨 입다가 생각났던 시를 오늘 너에게 보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