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이 시를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면서 행복한 어떤 이는 얼마나 따뜻한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했거든. 지금 돌아보면 내가 그랬던 것 같아. 내 이야기였는데 그걸 이제서야 깨달았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이야.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을 때 내 표정은 어땠을까. 나는 네게 편지를 쓰는 모든 순간을 사랑했어.
눈이 올 때, 새해 계획을 세울 때, 명왕성을 생각할 때, 비행기 소리를 들을 때, 밤늦게 잠이 안 와서, 새벽에 잠에서 일찍 빠져나와서 너에게 편지를 쓰던 순간들까지 말이야. 얼마나 많은 행복을 네가 나에게 줬는지 넌 정말 모를 거야. 에메랄드빛 하늘 아래서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 참 신기하고 애틋한 인연이다.
그거 알아? 편지지에 시를 쓸 때마다 네가 행복하게 해달라고, 잘 자게 해달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적어내려 갔어. 사실 내 주문이 엄청난 효력이 있는 건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어딘가에서 너의 행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었어. 걱정하지 마. 내가 너와 함께 하지 못하는 날들의 주문까지 왕창 모아서 오늘 편지에 보냈으니까. 떨어져 있어도, 편지를 보내지 못해도 나는 매일 너의 안녕을 빌 거야.
장미가 다 져버리기 전까지는 꼭 돌아올게.
보고 싶을 거야, 진심으로.
우리 서로 너무 그리워하지 않기로 해.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