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책방을 떠날 때, 아직 바다에 서 있는 친구에게 슬쩍 이 시가 담긴 시집을 건네줬어. 이러한 상황에는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 몰라서, 그냥 내 나름대로의 마음을 전했어.

아직까지도 담담했던 그 친구의 표정이 종종 생각나. 밤이 걸어올 때까지 바다를 하염없이 보는 친구의 마음은 어떨까.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마음도 있는 건데. 알아차린 마음들을 보낼 곳 없이 바다에 던지는 일은 얼마나 힘이 들까. 외로운 마음은 혼자일 때가 아니라 쓴 편지를 어디에도 부치지 못할 때 생기는 게 아닐까 생각해.

친구야, 나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새해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항상 묘하다고 생각해. 즐거운 기념일로 모두가 들떠있으면서도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짧은 순간 같거든. 그래서 그런지 무언가를 떠나보낸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크게 움직이네.

너는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있니? 나는 보통 산책을 하거나 영화를 보곤 하는데, 네 방법도 알려주면 다음번에 친구를 만날 때 같이 전해줄게.

그럼 편지 또 쓸게. 안녕.

추신.

한동안 책방에 찾아왔던 친구가 음악을 추천해 줄거야.

항상 나와 좋아하는 게 비슷했던 친구 ‘원플리’야. 이번에도 좋은 음악을 많이 알려줬어.

네 마음에도 꼭 들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사랑만이 그곳에 남아 바다가 되나 봐’